가장 효과적인 설득은 '설득하지 않는 것'이다. | <설득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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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효과적인 설득은 '설득하지 않는 것'이다. | <설득의 언어>

-유달내

나는 기본적으로 설득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설득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썩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기존에 내가 틀렸음을 인정을 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설득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뀌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럴까? 왜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움직일까?

1.

인간은 어떤 선택 또는 행동을 할 때 자율성이 제한되거나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인식하면 관련된 제안, 대상, 규칙 등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상대방이 나의 생각을 바꾸거나 조정하기 위해서 압박한다고 느끼는 순간 삐딱선을 타게 되는 것이다. p.18

이렇게 삐딱선 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진짜 개열받는 포인트)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면 삐딱선을 타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화의 상대방은 방어적이다. 먼저 방어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려고 노력을 해야지 논리부터 들이댄다면 상대방은 가드를 더 올리기만 할 것이다.

대화가 공격과 방어의 흐름으로 가면 안된다.


2.

설득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설득하지 않는 것'이다. 설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설득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말 그대로 설득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방이 설득당하게 밀어붙이라는 것이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설득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납득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서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 형편 따위를 잘 알아서 긍정하고 이해함"이라고 정의한다. 설득은 '되는 것'이고 납득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납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설득의 대상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취합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느끼게' 배려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p.22

나는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하지 않는다.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는다. 내 삶으로 증명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변화를 일으키거나,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믿음에 균열을 일으키려고 한다.

'설득'과 '납득'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납득'의 관점에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상대방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3.

설득을 위해서는 상대에게도 역할을 주어야 한다. (...) 본인이 최종 결론에 기여하는 것이 납득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된다. (...) 피드백을 구할 때에는 상대방의 경험을 인정하는 것도 잊지 말자. 나의 경험과 지혜를 인정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게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귀를 열게 된다. p.39-40

내가 예전에 대표님과 의견충돌이 있을 때 요긴하게 쓰던 방법이다. 바로 '조언'이다.

보통 대표들은 자존심이 쎄다. (사실 대표면 쎄야 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더욱이 직원들 앞에서 자신의 방법이 틀렸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표와 각을 세우지 말고 대표에게 조언의 형식을 빌려 의견을 구한다. "아무래도 제가 경험이 부족해서 대표님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한마디면 일단 방어적인 태도가 풀리고, 뿐만아니라 신나가지고 이것저것 안해도 될 말까지 해줄 것이다.

그리고 대표의 조언이 들어가게 되면, 대표 입장에서 자신이 했던 말을 '옳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 방식에 힘이 더 실리게 된다.

진짜 회사생활 실전 꿀팁이다;

4.

처음 가지고 온 제안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본인 역할이 없어진다. 이 결정이 누군가의 주체적인 결정이 되려면 그 사람의 의견이 들어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작든 크든 가지고 온 안의 변경을 요구하려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140

그래서 100% 완벽할 때 보여주지 말고 오히려 피드백의 여지를 남기고 피드백을 요청해라. 그리고 피드백을 준 사람을 칭찬해라. 실제로 그 피드백을 반영까지 한다면 그 관계는 이전과 다를 것이다.


5.

논리적으로 '맞는'이야기를 준비하는 것은 설득의 절반일 뿐이다. 설득의 과정에는 주어진 정보와 디지털 네트워크를 벗어나 실재하는 대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필요하다. 상대방이 내가 준비한 논리를 잘 전달받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일 마음이 들었을 때 비로소 설득은 완성된다. 상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논리를 강조하며, 어떤 정보를 부각하고, 어떤 톤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다른 수준의 힘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p.255

한 때 나도 맞는 이야기면 다 내 말을 들을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보면 참 생각이 짧고 순진했다고 느낀다. 맞는 이야기를 할게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맞다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한다.

우리는 AI가 만든 영상이나 쓴 글은 본능적으로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AI느낌이 살짝만 나도 보기가 꺼려진다. 그렇다. 더 나아가 기계나 AI한테 설득당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설득의 영역은 앞으로도 인간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