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감수한 자만이 결과를 누릴 수 있다 | Skin in the game
1.
대학에서 탄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지식은 대부분 과거에 수많은 사람이 경험적으로 발견한 것이며, 대학에서 이뤄진 일은 그 발견을 형식화하고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서 과거의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발견했다는 말은 실제로 두 발을 땅에 딛고, 즉 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배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식의 배움은 논리나 고찰을 통한 배움보다 훨씬 더 우월하다. p.25
첫 직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깨닫는다. 대학 4년 동안 공들여 쌓은 지식들이 얼마나 무력한지. 냉정히 말해 그 지식들은 4년이나 걸려 배울 내용도 아니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뚜렷한 목적도 없이 그저 '취업'이라는 관문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 대학은 사회로 나가기 전 잠시 머무는 탁아소와 다름없다. 최소 4년을 머물러야 하니 '잠시'라는 표현조차 사치일지 모른다.
이제 인공지능이 지식을 해방시켰다. 널려 있는 지식보다 현실에 발을 붙이고 직접 부딪치며 체득하는 경험의 가치가 압도적으로 커진 시대다.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은 지식은 그저 죽은 정보일 뿐이다. 거친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식만이 비로소 진짜 '지혜'가 된다.
"Keep your eyes on the stars, and your feet on the ground."
- 시어도어 루즈벨트
2.
책임지는 행동이 신뢰를 만든다. (...) 지도층이 자기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때 관료주의가 생겨난다. 한편 지금처럼 중앙화된 정치 체제에서는 일선 현장에 직접 나서는 일 없이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래서 분권화 혹은 지방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책임이 면제된 의사결정자들의 수를 최소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p.32
나는 어떤 것들을 책임지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것들에 책임을 지려하는가.
중요한 의사결정에 나는 어떤 각오를 하고 있는가.
3.
'자신의 핵심 이익이 걸려 있는 사람이 직접 (그 일에) 관여해야 한다. 즉 책임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 리스크를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 어떤 사람에게 그가 틀렸다는 사실을 말로 완전하게 인식시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오직 현실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p.35-36
모든 일에는 '책임자'를 둬야 한다. 그리고 책임자를 기준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짜야 한다.
4.
우리가 학교라고 부르는, 사실은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는 교도소와 같은 장소에서 수감자처럼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들은 덧없이 허공으로 사라질 뿐이다. 오직 우리가 우리의 중요한 것을 걸고 참여한 일에서 배운 것만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학습'이다. 하나의 생물종이 멸종할 수 있는 상황을 직면했을 때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기억하라. p.36
수업료를 지불하고 배운 것이 진정한 학습이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학습은 '실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무릅쓰고 배우고자 했는가.
5.
큰 판돈을 걸고 게임에 임하면 절대로 자만심을 가질 수 없다. p.38
져도 되는 게임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6.
잘못된 조언에 상응하는 처벌이 없는 경우에는 누군가에게 조언해주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의 조언은 받아들이지 마라. p.50
7.
말을 하는 사람은 행동해야 한다. 오직 행동하는 사람만이 말을 해야 한다. 수학, 철학, 시, 예술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거기서 얻은 지식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위대한 게임 이론가이자 이스라엘 경제학자인 아리엘 루빈스타인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의 이론을 연구하고 수학적 접근법을 개발하라. 하지만 현실 세계의 사람들에게 그 이론과 접근법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인지를 가르치려고 들지는 마라. 그들은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도구들을 선택할 것이다." p.59
현장 경험이 없으면서, 현장의 경험을 무시하고 오히려 현장에 조언을 하고 가르치려드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나도 어디가서는 그러고 있지 않을까 새삼 조심하게 된다.
8.
판단과 책임이 분리된 관료주의 체제에서 관료들이 만들어 내는 해법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훈련받아 왔고, 그들의 자리와 환경이 그렇게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 실제 결과가 아니라 피상적인 인식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복잡해 보이는 해법을 만들어 낸다. 단순한 해법은 이들에게 별로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p.61
이해하기 어렵지만 굳이 문제를 만들어내고 복잡하게 풀려는 자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복잡한 문제라고 복잡하게 풀리지 않는다.
9.
대학 교수들이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바로 대학 교수가 되는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자기계발 전문가들에게 배울 수 있는 가장 심오한 지식은 자기계발 전문가가 되는 방법이다. 역사 속 영웅들은 영웅담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을 기억하라. (...) 대학 교수나 학자들은 알렉산더 대왕, 클레오파트라, 카이사르, 한니발, 율리아누스, 레오니다스, 제노비아 같은 역사적 영웅들이 아침 식사로 무엇을 즐겨 먹었는지 같은 가십거리에 대해서는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영웅들의 용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 학자라는 사람들은 사회 현장을 변두리에서 지켜보면서 그에 대해 무어라고 말만 할 뿐 그 속으로 뛰어들어 행동할 용기는 없는 사람들이다. p.76
작가가 아님에도 말과 글로만 돈을 버는 자들은 현실에 뛰어들어 행동할 용기는 없는 자들이다. 책임지지 않는 말만 배설하는 자들.
10.
혁명은 언제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두려워하지 않고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소수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한 사회의 경제적, 도덕적 성장 역시 그런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p.150
내 집단이 소수라고 기죽을 필요 없다. 수적인 열세는 '적극적이고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서 극복할 수 있다.
11.
공직에 들어서는 부자들은 무언가 능력이 있다는 점을 이미 검증받은 상태에서 공직에 들어서는 셈이다. 물론 부자가 되는 길은 매우 다양하고 운도 많이 작용하지만, 적어도 현실 세계에 직접 부딪히면서 무언가를 이루어 냈다는 점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생명이나 재산 등 자신의 중요한 것을 걸고 현실에 참여해 보고 실패도 해 보고 그러면서 재산의 일부를 잃고 그에 동반되는 고통도 느껴 본 사람들이 공직에 들어서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p.229
그는 현실 세계에 발을 붙이고 서 있는 사람인가.
12.
자신의 핵심 이익을 건 주장.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큰 것을 걸고 하는 주장이나 설득은 믿음이 간다. 반면 잘못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나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하는 주장이나 설득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 이미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 대중의 비판을 받을 것이 분명한 견해를 밝힐 때, 그 견해가 헛소리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p.242
대중에 지지를 받지 못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간다. 조롱과 악플이 달릴 것을 예상하면서도 주장을 관철시키는 사람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한 주장일까.
13.
학생들이 내는 대학교 등록금은 '인생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대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협박이 이끄는 갈취에 불과하다. 그런데 교육 시스템 덕분에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실 오히려 그 반대다. 사회가 발전하고 부가 증대되면서 정규 교육 시스템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다. p.272
대학교는 사회적 미숙아들의 탁아소가 맞다.
14.
리스크를 감수하고, 사업을 하라. 부자가 될 필요까지는 없지만 어쨌든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은 도전하는 사람이다. 거시적 통계, 추상적인 범지구적 목표, 사회에 위험을 전가하는 사회공학... 이런 것들을 추구하지 마라. 세상에 기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설사 실패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별다른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활동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사업을 하는 것보다는 세상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 (...) 도전하는 용기는 최고의 덕이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존재는 도전하는 사업가다. p.312
아무리 좋은 생각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지 못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 밖으로 꺼내놓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용기다.
15.
단순히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진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낼 수는 없다. 자신이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본인조차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위해 돈을 지불하고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느냐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말은 중요하지 않다. 실제 행동이 중요하다. (...) 신념 그 자체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신념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그 신념을 가진 본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신념이 어떤 행동으로 표출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p.354
말보다 행동을 믿는다.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사람이 정의로운 사람이지, 정의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다. 말과 생각들은 모두 과정이고 행동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