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는 시대에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글쓰기의 힘> 사이토 다카시
AI는 경험이 없다.
삶을 살아 본 적 없으니까. 사랑에 대해 말할 수 있지만, 사랑에 빠진 적은 없고, 상실을 설명할 수 있지만 누군가 잃어본 적은 없다. 용기를 이야기하지만 두려움 속에서 결정을 내려본 적도 없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다음 3가지를 알게 됩니다.
왜 써야 하는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1.
글 쓰는 행위는 다수의 지적 활동 중에서도 가장 고차원적인 부류에 해당한다. 그런 만큼, 지적인 사람을 의미하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에게 문장 구성력에 대한 자신감은 지적 활동 전체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p.10
구성력을 익히면 불안이 줄어든다. 주위가 어떻든 자기 의견을 딱 부러지게 정리하여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0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모르고, 관계가 어디로 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이런 불명확한 추상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막연한 불안을 종이 위에 꺼내놓고,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문장으로 마주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불안은 조금씩 형태를 갖는다. 그리고 형태를 가진 불안은, 막연한 불안보다 다루기 쉬워진다.
2.
경험을 글로 쓰는 작업에서 한 번 더 그 경험을 인식하게 되니 의미가 확실히 굳어지면서 진짜 경험이 된다. p.18
이런 진짜 경험의 기록이 쌓이면 몇 년이 지나도 '그때의 경험이 밑거름이 되었다'라고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경험을 글로써 명확하게 재구성해보고 감정까지 기록해보는 것. 더 생생한 경험으로 남는다.
3.
쓰는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행위다. 자기 내면과 마주하고 신체를 이용하여 내면의 모호한 것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위다. p.19
Expression의 EX는 '밖으로'라는 의미. 자신을 안에서 밖으로 끄집어낸다는 의미. 완성된 글을 읽고 '내가 이런 생각을 했던가?'하고 깨닫기도 한다.
4.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과 마주하고 자신을 형성하여 강하게 만든다. 그래서 문체가 형성되는 과정은 자기 형성의 과정 그 자체다. p.23
모호한 자신을 구체화하면서 믿음이 생긴다. 그 믿음들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5.
글쓰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구상한 것을 형태로 만들어 내는 작업, 즉 구축하는 작업이다. p.66
머릿속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려면 그 상상을 현실에서 구체화된 글과 그림으로써 현출해보는 것이 먼저다. 글쓰기는 모든 콘텐츠와 기획의 근간이 된다.
6.
왜 글쓰기를 하면 사고력이 단련될까. 쓰는 작업에서는 항상 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p.80
뇌는 인풋보다 아웃풋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그게 사고력이다.
7.
작품을 비평하는 것은 그 작품과 이어지려는 독자에게 새로운 만남을 제공하는 일이다. p.94
무언가를 소재로 글을 쓸 때는 거기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창출하는 데 의미가 있다. p.96
좋은 문장이란, 독자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지금까지 갖고 있던 사고를 움직이게 한다. 독자의 변화를 촉구한다. p.96
독자에게 가치를 주고 싶다. 내가 글을 읽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내용을 명확한 문장으로 마주했을 때의 쾌감. 그리고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한 보강. 그리고 내가 기존에 몰랐거나 알았지만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순수 재미. 내가 쓰려고 하는 글도 여기 중에 적어도 하나에 해당하는 글이다.
8.
인용이라고 하면, 그 자체만으로는 다른 사람의 문장이라 생각할 것이다. 분명 인용 부분은 글쓴이의 문장이 아니지만, 그 부분을 선택한 것에서 이미 글쓴이의 의도는 명확히 드러난다. p.132
글쓴이의 문장만 이어지면 그 사람의 사고방식만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게 되어 읽는 사람이 질린다. p.132
인용문을 사용하면, 인용문의 문맥과 자기가 쓴 문맥이 교차하면서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고 독창성이 드러난다. 인용을 어떻게 조립하여 문맥 안에 넣느냐에 따라, 글쓴이의 개성은 저절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p.133
인용문을 어떻게 어디에 배치를 하느냐도 큐레이션의 영역이다. 거기에는 관점이 드러난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독후감도 마찬가지다. 책에서 어떤 내용을 가져올지, 그리고 거기에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연결하는 과정이다. 거기서 나의 가치관과 개성이 드러난다. 독후감 쓰기 막막하면 나처럼 써봐라.
9.
재미있다는 것은 그때까지 머릿속에 이어져 있지 않던 것이 이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p.134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사람은, 평소라면 절대 이어지지 않을 의외의 것을 이어서 듣는 사람에게 '아, 그렇구나!'하는 깨달음의 기쁨을 준다. p.135
누구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를 잡는 것과 동시에 자기가 재미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골라내는 것으로 자신의 색깔이 나오는 법이다. p.140
의외성에서 재미가 생겨난다. 예상치 못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것. 자신만의 관점을 꼭 넣어야 하는 이유다. 스스로 대상을 새롭게 정의해보고 다르게 표현해보도록 하자.
10.
첫 한 문장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해 버리면, 분량이 조금 모자라거나 도중에 시간이 되어 어중간하게 끝내더라도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들어 있다. 처음에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쓰면 이 글이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160
첫 문장이 아무래도 가장 중요하다. 읽는 이도 본문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하고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문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쓰는 이에게도 첫 문장은 북극성이 되어 본문을 쓰면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
11.
명료한 문장은 읽는 사람의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림이 그려져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p.165
읽는 이로 하여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문장이 가장 좋은 문장이다. 생생한 배경, 상황, 오감으로 전해지는 그림.
12.
사람들이 그 글을 읽을 때 재미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힘, 문장의 매력, 개성 등이 생명력이다. (...) 이 생명력은 문체에서 생겨난다. p.194
우리 인간은 모두 생명력이 꺼져간다. 사람은 생명력을 찾는다. 나도 그 생명의 에너지를 글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다.
13.
읽는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는 글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글이라기보다 쓴 사람의 체온이 전해지는 글이다. p.199
아직까지는 AI가 쓴 글에는 체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명확한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미묘한 차이.
14.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단순히 "좋았다", "나빴다", "재미있었다", "지루했다"라고 마무리하기 쉽다. 하지만 무엇이 좋았는지, 재미있었는지, 세 개를 꼽아 보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할지 생각할 때 머리는 빠르게 회전한다. p.231
사람들한테도 이렇게 질문을 해야한다. "어땠어?"라고 물어보지말고 무언가를 '선택'하게끔.
15.
자기가 살아가는 의미를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아무도 지지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국 자기 스스로 사는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그럴 때 쓰는 행위는 자신을 강하게 지지해 준다. 그로 인해 자신과 마주하고 자신을 긍정하는 힘이 솟는다. p.249
스스로를 믿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다른 사람이 믿을 수 있겠는가. 작더라도 스스로 믿을만한 구석을 만들어 놓는게 필요하다. 그 기반은 쓰는 행위를 통해 찾을 수도 있고, 명확하게 인지하게 해준다.
16.
과거 일기문학이라 일컫는 것이 존재했던 까닭은, 일기가 시대의 흐름속에서 자신을 읽지 않는 하나의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p.250
일기를 쓰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그 마음이 보여서.
17.
자기의 신념을 키우려면 언어의 힘이 필요하다.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습을 언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p.251
신념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내 안에 심으려면 언어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나는 이 작업을 하고 있다. 내가 지켜야할 원칙과 신념에 대한 문장을 모아서 페이지로 관리한다. 그리고 한번씩 소리내어 읽는다.
18.
내용의 질은 일단 차치하고, 양을 소화한 자신감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게 한다. 양을 소화한 경험이 쓰는 에너지가 된다. 아마 짧고 질적인 글을 쓸 수 있어도 긴 글을 쓸 수 없는 사람보다는, 질적인 면은 조금 떨어져도 많은 양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다음 글을 쓰고자 하는 에너지는 더 높다. p.254
우선은 쓰는 게 힘들지 않은, 힘들기는커녕 많이 쓰는게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상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질적으로 높은 글을 쓸 수 있게 되는 가장 빠른 길이다. p.254
지치지 않고 꾸준히 쓰는 것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다. 뭐가 되었건 결과물을 내고 있다는 것 자체로 에너지가 된다. 그리고 그게 꾸준히 쌓였을 때 훨씬 큰 원동력이 되거든. 일단 굴러가는 재미를 먼저 느끼자.